[작성자] 서대교

오늘 조선일보에서 그 동안의 야심찬 취재의 결과를 발표했다. 제목은 바로 <천국의 국경을 넘다> 이다.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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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니까 작년 5월부터 최근까지, 9개 나라에 걸쳐 탈북자 분들이 현재 처해있는 상황에 대해 취재를 해왔다고 한다. 그러면서 방금 전에 티비를 보니까 우연히 1시간짜리로 정리된 다큐멘터리를 볼 수가 있었다.

내용을 보자면, 그것들은 일단 그 동안 많이 거론된 것이긴 하지만 생생하게 카메라로 담았다는 점이 돋보인다. 게다가 그것은 예전 이야기가 아닌 최근에도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는 부분 또한 우리의 경각심을 일깨워주기에 충분하다고 느껴졌다.

하지만...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남성의 시각"이 다큐멘터리 내내 느껴졌다는 것이다. 그것도 고농도로.

위에 링크된 홈페이지를 들어가면 동영상도 볼 수 있고 하니 직접 보시면 좋겠다. 내가 지금 바로 쓸 수 있는 것만 해도 우선은 탈북여성이 북한에 송환돼서 어떻게 조사를 받았는가 하는 장면에서 여성이 차마 말 못하는 신체 부분에 대해 기자가 자꾸 거론하는 것이라던가, 두만강을 도강하는 여성들이 옷을 갈아입는데 자꾸 그 장면을 찍는다던가(이건 정말 심했다)...

심지어 거의 모든 장면에서 취재기자는 반말을 쓰고 있었다. 혹시 탈북여성들이 자기보다 어리니까 친근감의 표시로서 그렇게 한 것일까? 탈북여성들이 그것을 좋아하리라 생각한 것일까? 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여성 분들께 직접 물어봐야 아는 이야기지만, 솔직히 화면에서 받는 인상에서도 그렇고, 제 경험에 비추어봐도 취재기자들에게 호감을 가졌을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나는 그 동안 중국을 여러 번 다녀와서 적지 않는 북한여성들을 만나고 왔다. 그렇게 만난 분들은 모두 우리에게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들려주고 우리는 그것을 한 문구도 놓치지 않게 듣는다. 거기에 오가는 교감이라는 것은 절대로 반말을 쓰게 만드는 식의 교감이 아니다. 말하자면 그것은 이 상황을 서로 힘을 합쳐서 어떻게 타개해보자는 식의, 공통의 목적을 가진 사람들의 그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적어도 "취재기자"와 "취재대상"의 관계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번 조선일보의 취재는 그 동안의 것과는 규모 부분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에 후속편에도 기대하고 싶다. 밑의 이혜영씨가 쓴 글에서 사진작가 Liz가 아프가니스탄에 가서 남성기자의 눈이 아닌 시각에서 기사를 발신하고 싶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를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던 시간이었다.

마지막으로 하나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NGO가 더욱 분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보 수집능력은 NGO나 언론이나 별 차이가 없는 세상이다. 그 다음 단계서 차이가 나야 하는데, 그러니까 NGO는 그 정보를 토대로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한 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실현해 나가는데 장점이 있지 않는가, 라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것을 NGO에게 바라는 것이고. 그런데 10년 간 탈북자의 문제에 있어 NGO들은 솔직히 한국에 데리고 오는 것 빼고는 속수무책이지 않았는가? 문제를 알렸다고 하지만 그것이라면 언론이 훨씬 더 잘하지 않겠는가? 우리도 포함해서 반성을 해야 할 시점이다.  적어도 BASPIA는 올해 기존 방법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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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서대교

    그리고 모자이크가 지나치게 약했던 것 같단 생각이 들었지요. 일부러 그런 것 같은데...보는 사람들이 보면 다 누군지 알게 생겼답니다..

    2008.03.05 00:24 [ ADDR : EDIT/ DEL : REPLY ]
  2. next

    저도 할말이 많은데... 일단 좀 더 두고 보렵니다. 문제가 심각하다는 걸 알리는데 그쳐서는 안되겠지요. 그리고 기자들의 시각에 대한 문제제기 - 매우 중요한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2008.03.07 15:45 [ ADDR : EDIT/ DEL : REPLY ]
  3. hojai

    정말 좋은 지적 같네요. 2탄도 보니까, 아예 아이 얼굴까지 공개해 놓고, 선정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비판 받아야 할 것 같은데...참 무섭네요.

    2008.03.07 18:45 [ ADDR : EDIT/ DEL : REPLY ]
  4. next

    엄마 얼굴을 사진으로밖에 접하지 못하는 북한 여성이 낳은 한 아이에게 대 놓고 "엄마 안 보고 싶어?"라고 물어보는 기자의 질문은, 어리석다 못해 가학적이기까지 하다. "엄마" 소리만 들어도 자지러진다는 아이를 보면서도 그럴 수 있다니... 누구를 위한, 누구를 의식한 질문이고 취재란 말인가....

    2008.03.08 01:55 [ ADDR : EDIT/ DEL : REPLY ]

서남포럼 뉴스레터의 서남통신에 실린 글입니다.
뉴스레터 56호 (2007년 11월 10일)

중국에서 만난 다민족, 다문화 사회의 눈물겨운 현실
          

이혜영
(BASPIA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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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변 조선족 자치주 한마을의 추수모습



지난 3년 사이 10차례 정도 중국의 특히 동북 3성 지역을 방문하면서 나는 다양한 민족과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 중에는 탈북자들뿐 아니라 그들을 어떤 식으로든 끌어안고 있는 중국동포(조선족)들 그리고 탈북자들의 새로운 가족이나 이웃이 된 중국 한족 사람들도 다수 포함되어 있었다. 흔히 외부 세계에서 중국 내의 탈북자들에 대해 논할 때, 자를 대고 선을 긋듯이 편리하게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현실 속에서는 그처럼 여러 사람들이 모여 서로 부대끼며 살아가면서 미묘하고도 복잡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었다.

 

가장 최근에 있었던 중국 방문의 끝 무렵에는 연변조선족자치주의 일부인 왕청(汪淸)현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왕청은 과거 일제 강점기에 독립 투사들이 활동했으며 지금까지도 많은 중국동포들이 살고 있는 지역이다. 왕청 시내로 들어가기 전에 십 수개가 넘는 작은 농촌 마을들을 지나쳤는데, 대부분의 마을에서는 학교가 문을 닫은 상태였다. 그 나마 그 중 한 마을에 모여 있는 소학교와 중학교에 다니느라, 어린 학생들이 추운 겨울에도 새벽에 일어나 차를 얻어 타고 등교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들었다. 많은 아이들의 경우, 부모 중 한쪽 또는 둘 다가 돈을 벌러 타 지역의 도시나 한국으로 갔기 때문에, 연로한 조부모의 손에서 크거나 고아 아닌 고아처럼 생활하고 있다고 한다.

 

흥미로운 것은 조선족과 한족이 한 학교에서 함께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이었는데, 도시가 아닌 농촌 지역의 경우 부족한 교육 시설과 점차 줄어드는 아이들 숫자 때문에 이러한 혼합형 학교가 흔하다는 것이었다. 더욱이 어떤 경우에는 농촌 지역 소학교의 1~ 2 학년에 다니는 아이들 중 반 정도가 다름 아닌 북한 여성들이 중국에 와서 중국동포 또는 한족인 남편 사이에서 낳은 아이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이었다. 과거 백 년 이상 조선족이라 불리는 중국의 소수 민족으로서 중국동포들이 힘겹게 정착해 온 지역에서, 탈북자들은 물론 그들의 다문화가정에서 태어난 2세들이 불안과 혼란 속에서도 자신들의 삶을 지키기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것이었다.

 

이 중 한 마을의 몇몇 중국동포 분들과 함께 왕청현 시내로 점심 식사를 하러 갔었다. 요즘 중국 전역에서도 인기가 높은 사천성 요리인 (훠궈; huoguo)’라는 이름의 음식이었는데, 중국식 샤브샤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야채, 고기, 해산물 등을 넣어서 익혀 먹는 국물은 맵고 독특한 향이 나는 것과 부드러운 맛에 뽀얀 색깔의 것으로, 두 종류가 한 냄비에 동시에 나오는 것이 특색이라고 할 수 있다. 음식이 나오자, 그 마을의 병원에서 일한다는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의사 분은 빨간색 국물은 한족을 흰색 국물은 조선족을 뜻하는 것이라고 말해 모두를 웃게 만들었다. 그러면서 멀리 한국에서 자신들의 마을을 찾아준 것에 대해 몇 번이나 감사하다고 말씀하셨다.

 

다른 분들도 한결같이 중국동포 분들이 중국에서 소수 민족으로 살아가면서도 당당할 수 있는 것은 바로 한국 덕분이라면서, 하루 빨리 남북이 통일되어 우리 민족이 더불어 발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하셨다. 중국동포로서는 드물게 어렸을 때부터 한족 교육을 받아 조선말이 서툴다는 어느 소학교의 체육 교사 분은 한국은 우리 민족의 영광입니다!” 라고 말씀하시기까지 했다. 순수하신 그분들의 과분한 환영을 받으면서, 나는 몸 둘 바를 모르겠고 마음이 무거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과연 한국 사회는 중국동포 사회가 처한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은 물론 탈북자들과 그들의무고한 자녀들이 10년 넘게 겪고 있는 고통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인터넷 강국 그리고 경제 규모 세계 11~12위를 자랑하는 한국은 어쩌면, 이번에 만난 중국의 어떤 한족 학자 분이 한국을 가리켜 실수로 (island)”이라고 부른 것처럼, 국경 밖의 같은 동포 나아가 인류에 대한 이해와 관심 면에서 여전히 고립된 섬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된다. 2007년 겨울, 중국에서 만났던 따뜻한 가슴을 가진 그분들에게도 따뜻한 겨울이 되기를 바란다.

 

기사링크: http://www.seonamforum.net/newsletter/view.asp?idx=1416&board_id=12&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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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요건 bonus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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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동포(조선족)와 한족이 모두 즐겨먹는 훠궈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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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PIA in ASIA/중국2007.10.31 11:10
[작성: 이혜영]

며칠 간 연길이 속한 길림(Jilin)성을 벗어나, 북쪽의 흑룡강(Heilongjiang)성의 몇몇 도시와 현들을 방문하고 돌아왔습니다. 워낙 장거리인지라, 어제 낮 3시 반에 출발해서 연길 호텔로 돌아온 시각이 새벽 2시 반이더군요. 차로 장장 11시간을 이동해 돌아온 셈이지요. 다행히 봉고차여서, 차 뒤쪽을 임시로 개조해 얼마간씩이라도 누워서 눈을 부칠 수 있었기에 그나마 나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 길은 2004년 11월, 저와 공동대표 서대교씨가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 했을때 다녔던 길이기도 합니다. 가도 가도 끝이 없을 것만 같은 중국 땅의 광활함을 온 몸으로 느끼게 해 주는 길이기도 했고, 한편 불안에 떠는 눈빛과 지친 몸으로 정처 없이 이동했을 탈북자들을 떠올리게 하는 길이기도 했지요. 그때도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차 안에서 이동한 거리와 시간이 만만치 않았는데, 사실 그 차 안에서 바라본 바깥 풍경과 사람들을 만나는 중간 중간 속으로 되씹었던 생각들이 저에게 준 영향이 적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흑룡강성을 지나며 찍은 몇장의 사진들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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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룡강의 추수가 막 끝난 황금 들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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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성한 추수의 계절 - 곳곳에 눈에 띄는 옥수수 무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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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거리 여행에 필수적인 적절한 타이밍의 휴식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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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그르족으로 보이는 남자분이 팔고 있는 건포도류 가판대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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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 중 봉고차 뒤편에서는 이런 일이...^^


흑룡강으로 가기 전인 며칠 전에는 연길 근처의 도문(Tumen)시에 들릴 일이 있었는데, 바로 이곳에서 얼마전까지 한국에서 1년간의 교환 학생 생활을 했던 조선족 대학생인 리향화씨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고향이 도문이긴 한데, 현재 다니고 있는 대학이 길림성의 성도인 장춘(Changchun)에 있는지라, 저희를 만나기 위해서 주말을 이용해 오는데만 기차로 9시간이 걸려서 왔던 것입니다. 중국에서 만나니 더욱 더 반갑고 뜻깊은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이날 향화씨는 저희 일행을 도문이 유명하다는 꼬치구이집으로 데려가 주었습니다. 그리고 꼬치 굽는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해 주셨죠. 간, 심장, 힘줄, 동맥 등... (앗, 너무 적나라했나요?^^) 온갖 종류의 육류를 맛볼 수 있는데, 뭐니 뭐니해도, 숯불에 하나하나 구워먹는 재미, 그리고 특별한 양념 덕분에 정말 특별한 맛을 즐길 수 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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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문에서 유명하다는 꼬치구이집("뀀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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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문에서 합류한 우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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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문시 법원 앞에서 포즈를 취한 예진씨


중국 출장기는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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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예원

    와~ 드디어 출장 가셨군요! 아직도 중국이신거 같네요.. 계속 지켜볼께요. 화이팅!

    2007.11.01 20:29 [ ADDR : EDIT/ DEL : REPLY ]
    • 이혜영

      예원씨, 반가워요. 예원씨도 함께 해온 프로젝트와 관련된 출장이라 그런지, 오랜 기다림 끝에 이루어진 느낌이네요. 귀국하면 못다한 이야기들 나누는 자리를 만들어요~

      2007.11.01 22:36 [ ADDR : EDIT/ DEL ]
  2. 예원

    와~ 드디어 출장 가셨군요! 아직도 중국이신거 같네요.. 계속 지켜볼께요. 화이팅!

    2007.11.01 20:29 [ ADDR : EDIT/ DEL : REPLY ]

사무국에서2006.12.29 19:23
[작성: 이혜영]

날씨가 살벌하게 춥네요 정말... 전 며칠 동안 계속 독감과 싸우느라 정신을 못차리고 있답니다. 정말 가장 감기에 걸리지 않았으면 하는 시기에 그만 감기에 걸리고 말았네요. 그러니 감기한테 좀 봐주라고 하는 수밖에요...^^

오늘은 사무실에 나온 식구들끼리 근처의 중국 요리집에서 오붓하게 점심식사를 하면서 종무식을 겸했습니다. 그리고 오후에는 BASPIA의 후원자, 회원분들 그리고 유관 단체들에 보낼 신년 인사 카드를 만드는 일로 시간을 보냈구요.

아참, 어제는 많은 분들이 반가워할 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BASPIA에서 2005년 10월부터 2006년 8월까지 함께 일했던 이아정씨가 크리스마스 방학때를 맞아 잠시 한국을 찾아 온 것입니다. 아정씨는 저희와 처음 만났던 2005년도에 캐나다의 토론토 대학을 졸업한 후, 한국에서 1년 정도 생활을 하다가 지금은 영국 옥스포드 대학의 난민학 프로그램에서 석사 과정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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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4월부터 6월까지 진행된 "인권에 기반을 둔 개발" 세미나에서 프로젝트의 팀장을 맡아 활약했던 당시 아정씨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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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잠시 귀국한 아정씨를 12월 27일 저녁 김포공항에서 만남

현재 머물고 있는 여수에서 국내선 비행기로 올라오는 아정씨를 만나기 위해서 김포공항으로 갔었구요, 그 안의 한 커피숍에서 반가운 재회를 했습니다. 그 동안 BASPIA 내부에 있었던 여러 가지 변화들과 내년도 계획에 대해서도 설명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지요.

또한 아정씨로부터 옥스포드 대학의 교수나 학생들과 관련된 웃지 못할 이야기들, 진지한 학문적 고민, 유학 생활의 고충, 미래에 대한 기대와 꿈 등 많은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아정씨가 건강하게 공부를 마치고, 내년에 밝은 얼굴로 한국에 돌아올 날을 기대합니다!

BASPIA 사무국은 2007년 1월 3일(수)까지 공식 휴무에 들어가게 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중요한 임무를 아직 완성하지 못해, 아쉽지만 연말을 제대로 쉬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아니 오히려 지금부터 3-4일간은 정말 어릴 적 젖 먹던 힘까지 다 해서 해야 할 일이 하나 있습니다.

그건 바로 2004년 11월부터 시작된 기나긴 여정이었던, 중국 내 탈북 여성들과 인신매매 문제에 관한 조사 활동의 최종 단계라고 할 수 있는 보고서 완성인 것입니다. 그 동안 이 조사를 함께 했던 서 대표와 제가 중국에서 만난 북한 여성들이 60명이 넘습니다. 그냥 잠시 대화를 나눈 것도 아니고, 2-3시간씩 심층적인 인터뷰를 하면서 알게 된 고통스러운 사실들이, 이제 어느덧 제 머리와 가슴에 차고 넘쳐 흐르는 것을 느낍니다. 주워 담을 수 없는 것들이 있을지도 모른다는사실에 마음이 무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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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산동 항공 비행기 안에서 바라본 중국 상공의 모습이다. 2006년 10월.

그래서 어쩌면 너무 오래 끌어왔던 이 작업을 완성시키는 일에 2006년의 마지막 며칠과 밝아오는 2007년의 첫 며칠을 기꺼이 바치고자 합니다. 그리고 아마도 보고서에 차마 다 표현할 수 없을 이야기들도, 이 블로그를 포함하여 가능한 기회들을 통해 더 많이 나누고자 합니다.

오늘은 한가지 아주 짧은 이야기를 들려 드리려고 하는데요, 제가 처음 중국에 갔던 2004년 11월 초겨울에, 중국 동북 3성 중에서도 가장 북쪽에 위치한 흑룡강성(아래 지도의 빨간색 부분)이란 곳의 한 지역에서 저와 나이가 비슷한 북한 여성을 만나 인터뷰를 했을 때의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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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10년 전, 20대 초반에 중국으로 건너와 인신매매로 얼떨결에 그 먼 곳까지 시집을 오게 된 그녀는, 장애인 남편, 시부모, 그리고 어린 딸과 살고 있었습니다. 탈북 직후의 상황부터 결혼 후 살아가는 힘든 이야기들까지 다 듣고 난 후, 제가 마지막에 던진 질문은 "지금 뭐가 제일 속상하고 힘드세요?"였습니다.

그때, 그 얼굴이 하얗고 짧은 머리를 한, 저와 동갑인 그 여자분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뭐, 제 젊음이 아깝죠." 라고요...

저는 그 뜻 밖의 말 속에서 참 많은 것을 느꼈고 지금도 그렇습니다. 같은 여자로서, 사람으로서, 그리고 이제는 친구로서...

"뭐, 제 젊음이 아깝죠."

그럼 제가 추위와 감기를 잘 이겨내고, 중요한 이 보고서 작업을 잘 마무리하고 돌아올 때까지, 여러분 저에게 힘과 용기를 주세요. 어떻게요? 마음으로요... 얍얍얍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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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공내

    계속 소영씨랑 "이대표님이 넘 힘들어보여요~" 했답니다. 얍! 힘내세요~^^

    2006.12.30 00:06 [ ADDR : EDIT/ DEL : REPLY ]
  2. 이혜영

    감사합니다.^^ 새해에 다시 만날 때는 원기회복해서 만나야죠! 좋은 연말 보내세요.

    2006.12.30 12:14 [ ADDR : EDIT/ DEL : REPLY ]
  3. 서대교

    얍얍얍!

    2006.12.31 18:59 [ ADDR : EDIT/ DEL : REPLY ]
  4. 이혜영

    하하, 대교씨 일본은 좀 너무 멀리 계신거 아닌가요?^^ 올 한해 수고 많으셨습니다. 남은 몇 시간도 좋은 시간 보내시길!

    2006.12.31 22:46 [ ADDR : EDIT/ DEL : REPLY ]

아는 것이 힘2006.12.03 22:47
[작성: 이혜영]

그 동안 북한이라는 곳의 인권 문제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져와서 인지, 아래의 두 조항은 북한의 상황과 가장 많은 관련이 있다고 느껴지네요.

몇년 전 중국과 제 3국을 거쳐 한국으로 들어온 탈북자(새터민)분들을 위한 정착교육시설 '하나원'이란 곳에서, 이 세계인권선언문을 가지고 인권교육 시간을 가졌던 적이 있습니다. 특히 아래 14조항의 내용을 그분들이 읽으시면서 무슨 생각을 하실지, 제 마음이 더 아프기도 하고 두근거리던 때가 기억나네요.

북한과 중국에서 '불법 월경자'라는 죄명 아래 숨 죽여 살고, 한국으로 들어오는 과정에서도 결코 곱지 않은 시선들을 받았을 그 분들... '권리'라는 이름으로 그 분들의 상처가 조금이나마 치유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여전합니다.

13조항은 거주와 이전의 자유에 관한 것인데, 한국의 경우도 80년대까지도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가족 중에 누군가 해외여행이나 출장을 가게 되면, 일가 친척들이 다 공항에 나와서 손수건에 눈물 적셔 가면서 배웅을 하는 일도 있었다고 들은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저에게도 출국이나 귀국 같은 일이 자연스러운 일이 되긴 했지만, 자기가 살고 있는 나라를 한번이라도 맘 놓고 하늘 위에서 내려다 볼 수 없는 사람들이 아직까지 세상에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겠습니다.


Human Right #13
Freedom to Move
Watch HIGH | LOW | DOWNLOAD
Human Right #14
The Right to Seek a
Safe Place to Live
Watch HIGH | LOW | DOWNLOAD
13조
(1) 모든 사람은 각국의 영역 내에서 이전과 거주의 자유에 관한 권리를 가진다.
(2) 모든 사람은 자국을 포함한 어떤 나라로부터도 출국할 권리가 있으며, 또한 자국으로 돌아올 권리를 가진다.

14조
(1) 모든 사람은 박해를 피하여 타국에서 피난처를 구하고 비호를 향유할 권리를 가진다.
(2) 이 권리는 비정치적인 범죄 또는 국제연합의 목적과 원칙에 반하는 행위만으로 인하여 제기된 소추의 경우에는 활용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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