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일감독'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7.03.25 '재일교포 그리고 아시아인' 5 -훌라걸스와 이상일, 땀과 눈물 (3)

[작성자] 서대교

봄,봄,봄...으흠, 봄이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늘 일요일, 영화 훌러걸스를 보고 왔는데요, 이것이 왜 재일교포 이야기와 관련이 되는지 아시겠죠? 그렇죠, 이 작품을 찍은 이상일 감독은 재일교포고, 제작과 배급은 맡은 시네카논 사장도 재일교포랍니다. 이 영화, 주변에서 하도 좋다는 소리를 많이 듣다가 이제 보게 되었는데....참 좋네요^^  눈물과 웃음의 반복이 만족으로 다가오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역시 작품보다 감독에 더 관심이 갔습니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영화를 찍는 이상일 감독의 마음이랄까, 시선을 생각하면서 영화를 보고 있었단 말이죠. 제가 재일교포라서 그런다기 보다는, 이상일 이라는 사람에 제가 더 관심이 가서 그런 것인데요, 그 계기는 2001년에 그와 나눈 대화였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재일교포 영화감독'을 넘어 '실력파 영화감독'으로의 길을 한걸음 한걸음 걸어가고 있는 이상일 감독. 1974년생이랍니다.

당시 일본의 어떤 신문사에서 "재일교포 3세 좌담회"를 열었습니다. 요즘 3세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약간 기존의 길과 다른 길로 가는 사람들을 4명인가 모아서 재밌는 이야기가 나올까 한번 보자는 취지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참석자 4명 중 한 명이 저, 서대교였고 또 한 명이 이상일 감독이었습니다.

2001년이면 저는 한국 유학생활 2년째, 당시 이상일 감독은 <청>이라는 영화로 일본에서 가장 권위있는 영화감독 신인상을 수상한 상태였습니다. 좌담회는 "재일교포 3세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라는 부분에 초점을 맞춰서 진행이 되었습니다. 그자리에서 그는 인상 깊은 한마디를 던지게 되었는데 그것은 바로 '뉴타입(new type)' 이라는 표현이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일본에서 전설적인 인기를 모으는 애니매이션 기동전사 건담. 오른 쪽은 주인공인 '뉴타입' 아무로 레이.

일본의 애니메이션 "기동전사 건담"을 보신 적이 있는 분이면 아시겠습니다만 '뉴타입'이란, 말그대로 기존의 인간과는 다른 능력을 가지는 사람을 가리킵니다. 애니메이션 속에서는 타인의 감정을 보통 사람보다 민감하게 느낄 수 있는 감수성이 아주 예리한 사람으로 묘사되곤 했는데, 이상일 감독은 좌담회에서 이 말을 "새로운 재일교포"의 비유로 썼습니다.

그것은 바로 "재일교포를 넘는 사람"으로서의 '뉴타입'이라는 말이었습니다. 그의 주장을 이랬습니다.

"재일교포, 재일교포라고 맨날 하는 사람들을 보면 늘 재일교포이다. 그들 스스로가 재일교포라는 태두리를 만들면서 그 속에서 나오려고 하지 않고 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나는 그렇게 살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오직 실력만이 인정받는 예술의 길을 지금도 가고 있는데, 오늘 <훌라걸스>를 보면서 정말 그 때의 말에 충실히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제가 2005년에 그에게 매일을 보내본 적이 있는데, 당시 저는 탈북여성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알아보려고 중국을 다니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짧은 이메일을 주고 받았는데 그 마지막 문장도 역시 "서로 얼른 뉴타입이 되자고"라는 것이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개인적으로 오늘은 '뉴타입'이란 말을 생각하면서 영화를 봤습니다. 그러면서 든 생각은 "아아 뉴타입이란 특별한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구나"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특별하다기 보다는 오히려 보편적인 것이었습니다. 그렇죠, 모든 사람들이 살면서 한번쯤은 꼭 흘려본 적이 있는 '땀과 눈물'을 통해서 그는 뉴타입을 말하는 것만 같았습니다.

영화에서 주인공과 그 주변 사람들이 흘리는 땀과 눈물. 아마도 세상에서 태어나서 한번도 '땀과 눈물'을 흘려보지 않은 사람은 없는 것 같습니다. 마찬가지로 어떤 것을 이루어내려고, 아니면 어떤 상황에서 벗어나려고, 벗어나고 싶어서 눈물과 땀을 흘리지 않은 사람 또한 없는 것  같습니다. 이건, 제가 혼자 그렇게 생각할지 모르겠는데, 이상일 감독은 적어도 '산다'는 것을 정면에서 바라보고 있단 생각이 들었단 말입니다. 물론 '재일교포가 산다'가 아닌 '인간이 산다'는 시각에서 말이죠.

이상일 감독, 다음에 만날 기회가 있으면 서로 좀더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Posted by BASPIA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아...저도 보고 싶은 영화에요. 서 대표와 인연이 있다는 게 참 놀랍군요.

    2007.03.26 21:49 [ ADDR : EDIT/ DEL : REPLY ]
    • 서대교

      안녕하세요^^ 인연이 있었다지만 요즘에는 전혀 소식이 없어요. 이상일 감독이 작년 부산에 왔을 때도 연락해봤는데 영...ㅋ 또 만날 일이 오겠죠 ㅎ 영화 보세요~!

      2007.03.27 11:22 [ ADDR : EDIT/ DEL ]
  2. 이혜영

    꼭 보세요. 저도 강추입니다!!^^

    2007.03.27 09:51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