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2008/05/13 01:32

부처님 오신 날

[작성자] 허예진

안녕하세요, 오랜만의 업데이트네요.
5월 연휴 잘들 보내셨나요? 부처님 오신 날 연휴를 맞아 저는 고향 울산에 다녀왔습니다. 고향에 다녀온다고 하면 뭔가 지방색이 뚜렷한 특산품 같은 것을 기대하기 마련이잖아요. 하지만 아시다시피 울산은 거대 공장이 둘이나 있는 공업 도시라 이렇다 할 특산품이라거나 문화재가 별로 없어요. 그래도 해안도시라 바다가 바로 옆이고, 경주까지는 30분 거리라 산으로 바다로 놀러 가기에는 좋은 조건이랍니다. 생각만큼 그렇게 삭막하거나 매연이 심한 도시도 아니예요.

어제는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집 뒷산의 조그마한 절에 다녀왔어요. 저희 동네를 둘러싸고 있는 산이라 초등학생 때부터 소풍으로 수도 없이 갔었던 기억이 납니다. 산에는 '환생사'라는 이름의 -굉장히 불교적이죠- 절이 있는데요, 산 깊숙이 있지도 않고 아담하여 어릴 적부터 자주 갔었던 곳이예요. 동네 사람들만 다니는 절이라 부처님 오신 날임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붐비지 않아 자리 한 켠을 차지하고 절밥도 얻어 먹고 왔습니다. 아기 시절때 할머니 손에 자라며 몇 년 절엘 따라 다녀서 웬만한 절 문화에는 익숙하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저는 절이 참 좋습니다. 한때는 비구니가 되고 싶었던 적도 있었을 정도니까요. 요즘도 시간이 나면 템플 스테이를 하고 싶다는 마음 한가득인데 아직 한번도 해 보지 못했네요. 전통적 목조 건물이 주는 따뜻함과 더불어 섬세한 조각들과 무늬, 선선한 바람과 함께 울리는 잔잔한 풍경 소리에 향내까지 더해지면 '아- 여기서 살고 싶어'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어버리고 맙니다. 서울에 올라와 살면서도 마음 속이 복잡하거나 할 때 절을 찾아 가는데 특정 종교라는 것을 넘어 한국 전통 문화로써 정이 많이 가는 것 같아요. 언젠가는 템플 스테이를 하고 그 이야기도 이 곳에 쓸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산에서 내려오는 길 구석구석 피어 있던 꽃들입니다. 감자꽃, 아카시아, 방울꽃 말고는 안타깝게도 꽃 이름들을 잘 모르겠네요. 햇살에 비치는 꽃들을 보니 역시 5월이 좋기는 좋구나, 싶었지만 한편으로는 이 아름다운 5월이 세상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지지는 않는다는 사실에 새삼 '같은 시간에 살지만 서로 다른 세상에 산다는 것'에 대한 생각이 다시금 뭉개뭉개 피어 오르는 길이었습니다.

Trackback 0 Comment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