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서대교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글을 쓰는 것 같습니다. 무자년 새해 복 많이 많이 받으세요^^ 오늘은 다소 늦은 감도 있습니다만 현재 대한민국 '인권'을 둘러 싸고 벌어지고 있는 중요한 사항에 대해 몇자 적어보려고 합니다.
서울 시청 옆 금세기빌딩에 세주고 들어가 있는 국가인권위원회, 본 적이 있으시겠지요? 본 적이 있으신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 혹시 들어가 본 적이 있는 분이 계시나요? 그렇지요,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과연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이것을 먼저 함께 알고 오늘의 핵심에 들어갔으면 합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설립목적은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고 증진하는 것입니다. 좀더 구체적으로는 아래와 같죠.
국가인권위원회법 제1조 "이 법은 국가인권위원회를 설립하여 모든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보호하고 그 수준을 향상시킴으로써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하고 민주적 기본질서 확립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그렇지요. 국가인권위원회는 긴 논의 끝에 2001년 11월 25일에 출범을 한 후, 오늘까지 줄곧 대한민국에 사는 모든 사람들의 인권신장을 위해 일해오고 있습니다. 물론 비판도 없지는 않지요. 1년에 200억원이라는 제한된 자원을 가지고 일하기 때문에요. 그러나 국가인권위원회가 출범한 후, 특히 공공력에 인한 인권침해 상황(경찰, 교도소, 군대 등이죠)은 눈에 보이게 개선이 되었고 그 외에도 정말 힘든 분들이 언제든지 기댈 수 있는 그런 곳으로 자리매김을 해 왔습니다.
있잖아요? 일본 사람들이 한국을 보고 가장 부러워하는 것들 중의 하나가 바로 이 국가인권위원회의 독립성과 활발함입니다. 제가 일하면서 만나는 많은 분들은 한국의 국가인권위원회를 정말 동경의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기만 합니다(일본은 법무부 산하에 조그맣게 있습니다).
이런 국가인권위원회에 대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에서 지난 16일 정부조직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지금의 독립기구가 아닌 대통령 직속기구로 그 위치를 변경한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한 둘이 아닙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역할에 대해 국제적으로 규정한 "파리원칙(1993년 12월)"에서도 독립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저는 재일교포입니다. 그래서 솔직히 한국의 그 어느 정치세력을 봐도 냉정한 눈이 먼저임을 부인할 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몇년을 대한민국에서 살아왔고, 지금도 대한민국 NGO의 공동대표로 일하고 있다고 해도 이것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저는 좀더 자유롭게, 지금의 정치적인 파워싸움이라는 틀을 떠나서 이번 국가인권위원회를 둘러 싼 상황을 볼 수가 있을지 모릅니다. 저는 확실히 이번에 국가인권위원회가 대통령직속기구가 될 것을 반대합니다.
BASPIA도 지난 2년간 정치적으로, 종교적으로도 독립적으로 일해 왔기 때문에(그 과정에서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습니다만) "독립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어디를 가도 쫄지 않고, 어디를 가도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고, 옳다고 생각하는 길을 정면으로 갈 수 있는 그런 일종의 "용기"를 보장해주는 것은 독립성 밖에 없습니다.
내일모레 28일이면 임시국회에서 이번 정부조직 개편 법안이 통과될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사실 국가인권위가 생길 때에도 독립성을 요구하는 인권활동가들이 중심으로 되고 농성을 하고 독립성이 보장되었다고 합니다. 지금도 명동성당에서 활동가들이 농성을 하고 있고, 내일도 모레도 여기저기에서 국가인권위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한 액션을 한다고 합니다.
솔직히 안타깝게도 모든 인권활동가가 인권에 대해 동일한 입장을 취하고 있지 않고, 서로의 불신과 반목이 존재하는 것이 엄연한 사실입니다. 그래도 이번 일만큼은 양보할 수 없는 최소한의 부분이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 공통분모가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블로그를 본 여러 분들께서 이런 문제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혹시나 길 가다가 인권위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한 액션을 하고 있는 사람을 보면 따뜻한 음료수라도 건내주시고, 격려의 한마디를 해주세요. 인권위의 독립성이 아닌, 그 넘어에 있는 가장 힘든 사람들을 생각할 수 있는 그런 따뜻함을 우리 함께 가졌으면 합니다^^
좋은 주말 되세요! |